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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리포트] '종이상자'로 배송된 독감 무료 백신...사태 원인 '갑론을박' / YTN

2020-09-23 1

"독감 무료 백신을 아이스박스가 아닌 종이상자로 전달받았다."

"점심시간에 택배처럼 안내 데스크에 놓아두고 갔다."

이번 13~18세 대상 무료 백신 상온 노출 사태와 관련해 의사 단체 사이트에 올라온 글입니다.

관련법을 보면 '백신을 냉장·냉동 차량으로 수송할 때는 냉각 용기를 쓰지 않아도 된다'고 나와 있긴 합니다.

냉장차를 썼다면, '종이상자' 배송 자체가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중냉장·냉동'이 아니기에 유통과정에서 더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실제 문제가 된 백신을 유통한 신성약품 측도 배송 도중 큰 차량에서 작은 차량으로 백신을 옮길 때 지열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땅바닥에 백신을 그대로 두거나, 냉장차 문이 열려 있었다는 제보 내용을 일부 인정했습니다.

[정은경 / 질병관리청장(어제) : 냉장차가 가서 이것을 지역별로 재배분하는 과정에서 상온에 일부 노출이 됐다고 판단하고….]

상온에 노출된 백신의 성능, 안전성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재검증에 소모되는 인력, 비용 낭비 문제가 심각합니다.

최악의 경우, 신성약품이 유통한 만13세~18세 대상 500만 명분, 400억 원어치 독감 백신 모두가 폐기될 수도 있습니다.

[엄중식 /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 : 공간도 실내 공간이냐, 실외 공간이냐, 또 상온이라는 게 얼마냐에 따라 다 달라지는 거잖아요. 노출됐다고 판단되는 백신을 무작위 추출해서 일정 숫자 이상을 식약처에서 효능 검증을 할 겁니다. 원칙을 잘 지키면 되거든요. 백신을 소분할 때 냉장 온도가 유지되는 창고들이 있거든요. 그런 창고에서 하면 되는 건데….]

사태 원인을 놓고 의견도 나뉩니다.

일부는 정부의 '저가 입찰'이 낳은 초유의 사태라고 지적합니다.

입찰가가 백신 적정 공급가격보다 많이 낮은 수준이어서 경험도 없는 업체가 낙찰을 받아 유통을 맡았기 때문이란 겁니다.

다른 의견도 있습니다.

그동안 백신을 조달해 왔던 기존 업체들은 '입찰방해'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는 바람에 백신 제조사로부터 공급 확약서를 받지 못했는데요.

제조사 대부분으로부터 확약을 받은 신성약품이 계약을 따냈다는 겁니다.

또 낙찰 전까지 가격 문제 등으로 여러 차례 유찰되면서 최종 계약이 8월 말에야 이뤄졌고, 짧은 준비 기간이 준비 부족을 불러왔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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